어쩌다보니 거의 1년 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다.
회사에서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에 좀 민감해하는 부분이 있어서 블로그에서 테크니컬한 컨텐츠를 다루지 않다보니,
크게 쓸 얘기가 많지 않아서 글 쓰는 것을 좀 멀리하게 된 거 같다.
물론 물리적인 시간이 없기도 하고, 내 블로그에 글 쓰는 것보다 회사 블로그에 글을 써보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 미뤄졌다.
이 글은 그래도 써야지 써야지하고 미루던 메이커스 활동 회고다.
나름대로 아예 초창기 활동 기수인 1~2기를 하기도 했고 거의 1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애정을 가지고 활동해서 회고를 써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당연히 내 홈그라운드인 서버 파트에서 활동했고, 서버 리드도 한 기수하고, 기회가 닿아서 솝트 앱잼 멘토로도 갔다.
생각해보니 내가 생각해도 회고 쓸 만하다.
이 질문으로 시작하게 된 활동이었다.
친한 친구가 권유했고, 같이 쿠키파킹을 함께 만들었던 형도 권유했다.
당시에 한창 데중어설 스터디를 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 사이드 플젝보다 배움에 대한 갈망이 더 컸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그렇지만 같이 일해보고 싶었던 사람들이 해당 기수에 활동할 가능성이 높았고 나도 "숨구멍 하나 만들어두지 뭐~ "
이런 안일한 마음 가짐으로 시작하게 된 활동이었다. 진짜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당시에 Node.js 기반으로 간단한 CRUD가 작성되어 있었고 User는 0명인데 2개의 Micro service로 나눠져 있었다.
일단 확실히 관리 포인트 측면에서 너무 이르게 나눈 Micro service는 합쳐야겠다고 생각했다. (Max total user가 2~3K였기 때문)
기술 스택은 Node.js로도 1~2년 회사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딱히 거부감은 없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Spring Boot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SOPT는 대학생들이 하는 동아리고, 채용 한파가 오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Node.js 채용은 거의 말라비틀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꽤 괜찮은 선택지였던 거 같다. 1기 합류 전에 0기가 있었는데, 0기 멤버들하고도 컨택하면서 이런 컨센서스를 미리 맞춰뒀었기 때문에 옮겨가는 것에 큰 문제가 없었다. 기존 코드베이스도 합쳐봐야 1000줄도 안 됐기 때문에 퇴근하고도 1~2주면 옮길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바꿔서 우리 팀에서는 나 혼자 일하게 되긴 했지만, 다른 몇몇 팀도 컨센서스가 잘 맞춰져서 원활하게 Spring Boot를 선택하게 되었고 후술할 2기 활동 때에 SOPT에서도 Spring Boot를 커리큘럼으로 가져가서 아주 좋은 선택지였다고 생각한다.
기술 스택을 선정할 때 항상 고민하는 지점은 이런 부분들이다.
- 내가 이곳을 떠나더라도 코드 베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충분히 수혈될 수 있을지
- 새로운 사람이 충분히 1달 내에 따라올 수 있는 기술 스택인지
- 보편적인 기술, 특히 상업적 용도로 코드를 작성하는 회사들의 스택에 비해 어떤지
이런 부분들을 고민하는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코드를 짜는 게 프로덕트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덕트는 절대로 나 혼자서 완성할 수 없으며 어쩌면 누군가는 나의 Spirit을 전달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편적인 스택을 선택하는 것이 나에게는 꽤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취미 생활할 때는 퍼포먼스도 따져보면서 Go로 작성해보고 Rust도 써보고 내가 재밌어보이는 스택으로 작성한다)
1기나 2기나 이 부분은 더하거나 덧붙일 부분이 없다. 그냥 끝없이 개발했다.
회사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개발하고 저녁부터 새벽까지 메이커스 개발을 했다.
특히 2기 때는 서버 리드까지 했기 때문에 내가 회사를 두 개 다니는 기분을 많이 느꼈다.
오전에는 분명 회사에서 빌빌대고 있는데, 오후에는 진짜 회사 리드처럼 이것저것 체크했다.
(사실 1기를 하면서 1기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분들이 서버 파트에 많았다. 그래서 내가 활동할 2기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해서 리드를 자처했고 후에 실제로 꽤 많은 사람이 남아서 이 부분은 초심을 잘 지키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햄스터 쳇바퀴도 나보다 좀 쉴 틈이 있었을 거 같다.
그렇지만 메이커스가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이 때의 내가 그냥 미친 사람이었다. 그 당시의 내 뇌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버 리드만 했었어야 할 거 같다. 팀에 속해서 개발하긴 하는데 막상 개발에 대한 여유도 없고, 피쳐는 늘어나는데, 속도는 잘 안나고, 결정적으로 리소스, 팀 간, 팀 내 조율이 굉장히 어려웠다.
개인적으로는 인프라를 신경쓰기 시작하면서 내 리소스도, 효율도 조금 처참해진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욕심을 너무 많이 냈달까?
그래도 3기 Recruiting을 준비하기 위해서 활동 기수랑도 많이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고, 그 후의 기수를 생각해서 인터뷰 프로세스, 커피챗 등에서 충분히 신뢰할 수 있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임을 설명하려고 많이 노력했던 거 같다.
이 경험은 나중에 돈 주고 배울 수 없는, 회사에서 리크루팅을 하게 되면 진짜 도움이 많이 될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1기 때는 당시에 우연찮게 지금 회사 프로세스도 밟고 있었고, 이전 회사에서 팀 이동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꽤 신경쓸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린하게, 많은 부분을 잘 개발하고 운영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사교적인 사람이 아닌터라,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좀 힘들기도 했는데 전반적으로 재밌었다.
의도치 않게 역순으로 적게 되었는데,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1기 때는 린하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이었으나,
2기가 되면서 확실히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커지고 Complex해졌으며, 리드로 활동하며 communication에 많은 리소스를 쏟게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적으로 많은 걸 할 수 있는 환경임은 부인할 수 없다.
유저가 있고, 팀과 팀원이 있으며, 트래픽이 있고, 레거시가 있다.
대학생이나 주니어 레벨의 동아리원이라면 무조건 해봐야 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언제나 추천하고 싶다.
위에 보면 "으악! 개발하다 난 죽었어요!"라는 맥락이긴 한데,
사실 나는 회사 일에도 좀 미쳐있는 사람이어서 24/7을 일에 쏟는 경향이 있을 뿐더러
"가능하면 더 좋은 걸 만들고 싶고, 가능하면 더 나아지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 편이다.
(메이커스 사람들 대부분이 하드워커라 나랑 좀 비슷하긴 한데, 그래도 적당히 잘 놀면서 잘 일한다)
메이커스 내에는 꽤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있다.
우리 오거나이저(현재는 운영진이라고 부른다 카더라)들이 지이인짜 고생을 너무 많이 해서 이런 활동들을 만들어줬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정말 많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
아 절대로 일할 때 거지같아지는 내 성격을 받아줘서 좋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ㅎ-ㅎ
아닌가...? 이런 것도 받아주는 사람들이어서 좋다고 해야 하나 🤣
평생 좋아할 사람들이랑 많이 맺어졌다.
그래, 그래도 나에게는 확실히 사람이 남았다.
정말 많이 들었다.
멘토링해줬던 활동 기수 친구들한테 듣기도 하고, 같이 프로덕트를 만들던 친구들한테 듣기도 했다.
확실히 1년이나 했기 때문에 프로덕트, 도메인에 익숙하고 코드 베이스도 내가 바닥부터 만들었기 때문에 너무 잘 알고.
누군가한테는 우스운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나는 내가 그 프로덕트를 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만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안정적인 환경이 아니라 도전하는 환경에 놓이고 싶었다.
그걸 위해서 지금 회사에 왔고 입사 1주년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나에게 계속 챌린지를 주면서 내가 potential을 터뜨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다. 그것도 내 potential의 bar를 굉장히 높게 책정하면서 말이다.
당연히 회사 일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고, 그 사이에 번아웃도 오면서 조금만 지나면 더 이상 좋아하는 일을 못하게 될 거 같은 마음이 생겨 더더욱 회사에 집중하고 싶어졌다.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지만 강철의 연금술사처럼 "정답이다! 연금술사!" 이런 답변을 스스로에게 들을 수 있을 때까지는 이렇게 살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까지는 만족스럽게 잘 살고 있다. 끝!
이 글을 누가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활동을 고민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읽을 것 같다.
리쿠르팅 때도 늘 했던 이야기지만, 메이커스 활동을 고민하고 있다면 면접관들에게 그 고민을 맡겼으면 좋겠다.
당락에 대한 부분은 면접관이 결정할 부분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고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고민하지 말고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1, 2기 때의 정신이 지켜진다면, 메이커스 조직원들은 늘 지원자 친화적인 면접 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원자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으며, 지원자의 실력보다 성장에 대한 열망이 큰 가치로 여겨지며, 지원자가 면접에서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을 둔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또한 할 것이다.
면접의 당락과 상관없이 좋은 면접 경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고민은 한 편으로 접어두고 지원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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