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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회고

Log.Develop/Retrospection

by bluayer 2024. 12. 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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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블로그에 글을 참 오랜만에 쓴다.

개인 블로그가 아니더라도 회사 블로그에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긴 했지만, 올해 소회를 적고 싶어 개인 블로그를 찾게 되었다.

 

요즘 처음 회고를 썼던 2020년부터 한 발자국, 한 해가 모두 내 분기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이제 적당히 해도 되지 않아?"

나도 일부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간절한 마음과 여러 고민들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한 해, 그리고 그 다음 한 해가 아직까지는 매년 색다른 기분이 들고 지금은 이걸 놓치고 싶지 않은 간절함.

특정 시점이 오면 지금의 열정과 호기심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교만해져서 멈추지 않을까 하는 고민들.

2025년에도 간절한 마음으로 내 분기점을 개척해 나가고 있길 바란다.

 

2024년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다 지나고 나니 힘들고 슬픈 일보다 행복했던 일이 더 많았다.

한 번 쓱 살펴보자. 일 얘기 안 보고 싶은 분은 밑으로 쭉 스크롤하길 바란다.

 

멘토

진심으로 올해는 "멘토"라는 키워드를 빼놓고 어떤 내용도 설명할 수 없다.

참 세상에 좋은 어른들이 많음을, 그리고 그런 어른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에 더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

멘토와 멘티로 시작한 관계를 동료 관계로 만들고 인정받고 싶었고, 결과론적으로 어느정도 달성한 거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타인을 잘 관찰한 다음, 카피하고, 카피한 것들을 기반으로 나만의 것을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능력들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작게는 발표 시 피치 및 여백 조절 같은 사소한 기술부터

크게는 내 다음 스텝을 위해 어떤 것들을 하고 PR 해야하는지 같은 부분들도 있었다.

 

나도 누군가한테 배우고 싶고, 동료 관계가 되길 바라는 멘토가 될 수 있을까?

노력해보자. 그리고 늘 아낌없는 조언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멘토 분들께 감사드린다.

 

데이터베이스

멘토 얘기하다 뜬금없이 데이터베이스가 나오긴 했다만, 올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내 멘토 분들이 대부분 데이터베이스 전문가 분들이기도 했고.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자가 아는 수준만큼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 알고 있었는데

올해 확실히 양적으로도, 그리고 질적으로도 엔진 레벨에서 어떤 부분을 보고 고민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다.

 

그리고 공부하고 발표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을 상반기동안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인사이트가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데이터베이스 관리자와 개발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컨텐츠를 많이 쓰고 싶어졌고,

그 간극에 있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에도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는 "ElastiCache 워크로드를 위한 카오스 실험"이라는 재밌는 주제로 글을 쓰고 있고

올해 쓴 컨텐츠 중 일부는 다음과 같다.

 

Amazon Aurora Blue/Green Deployment를 활용하여 애플리케이션 계층을 포함한 데이터베이스 변경 사전 테스트하기

 

Amazon Aurora Blue/Green Deployment를 활용하여 애플리케이션 계층을 포함한 데이터베이스 변경 사전 테

이 글은 애플리케이션 계층을 포함한 데이터베이스 변경 사전 테스트의 중요성과 사전 테스트를 위한 아키텍처를 소개합니다. 특히 Amazon Aurora의 Blue/Green Deployment를 핵심으로 CQRS(Command Query Resp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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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on ElastiCache Serverless 운영하기

 

Amazon ElastiCache Serverless 운영하기 | Amazon Web Services

Amazon ElaistCache Serverless는 캐시를 1분 안에 생성하고 애플리케이션 트래픽 패턴에 따라 용량 크기를 즉시 조정할 수 있는 서버리스 옵션이며, 인기 있는 두 가지 오픈 소스 캐싱 솔루션인 오픈 소

aws.amazon.com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올해 엔지니어로서 내 밸류 포지셔닝이 어떻게 되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답을 찾았다.

어쩌다보니 커리어 내내 이런 워크로드들을 다뤄왔다.

전동 킥보드 시스템을 다룰 때도 데이터 플랫폼과 CMS를 다룰 때도 아래의 공통점들이 있었다.

  • 저지연, 고속 처리가 필요한 워크로드
  • 높은 쓰루풋, 즉 짧은 윈도우 내에 대량의 데이터가 움직이는 워크로드

이런 상황들을 해결하려고 비동기 아키텍처나 RxJava 같은 것도 적용해보고 그랬다.

각설하고 저런 워크로드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아키텍처 요소를 뽑으라면 단연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다.

그런데, 데이터베이스 관리자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모두 애매하게 알고 있는 항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부분은 중간 경험이 있는 내가 잘할 수 있을 듯해서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현재는 Valkey를 열심히 파기로 했다.

(근데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를 하다보면 기존 데이터베이스인 RDBMS를 많이 살펴보게 된다. 숨만 쉬어도 공부가 2배가 되는 기적!)

 

그리고 최근에 흥미로운 회사들의 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성숙도가 꽤 높은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How Uber Serves Over 40 Million Reads Per Second from Online Storage Using an Integrated Cache

(++ 글은 못 찾겠지만 피그마 글도 있다)

 

어쩌다보니 Valkey 컨트리뷰터

이것도 참 뜬금없다. 원래는 올해 할 생각도 별로 없었는데, 블로그 컨텐츠 쓰다보니 필요해서 했다.

오픈소스에 기여하는 건 예전부터 생각해오고 있었다.

친구인 L군이 늘 권장하기도 했고 관심있는 프로젝트의 소스코드를 보는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발단은 이렇다.

11월부터 블로그 컨텐츠를 쓰고 있었는데 redis-benchmark, valkey-benchmark를 이용해 테스트를 하다보니 결과가 이상했다.

나는 분명 클러스터 옵션을 줬기 때문에 기본 노드(프라이머리) 포함해서 레플리카한테도 요청이 갈 줄 알았는데

기본 노드들한테만 요청이 갔다.

처음에는 당연히 "아이, 내가 잘못했겠지"하고 공식 문서를 뒤적뒤적했으나 내용이 없었다.

그래서 코드를 뜯어봤는데 오잉? 그냥 기본 노드에 보내는 코드만 있네?

이슈에 올라가 있긴 하길래 대충 12월 초면 누가 만들어주겠지~ 했는데 아무도 손 안대더라...

그래서 그냥 내가 했다. (답답해서 내가 뛴다)

 

원래는 이걸 작성해야지 하고 했던 건 아니고 코드를 이해하고 나니 금방할 거 같아서 그냥 짰다.

코드 이해하는데 하루, 코드 작성하는데 하루, 테스트 해보고 고치는데 하루 정도를 써서 PR을 두근두근하며 올렸다.

근데 4~5일 지나도 아무도 내 PR 안 보길래 같은 회사에 있는 (...안면 있을 리 없는) 메인테이너를 핑 했더니

같은 회사의 Sr.SDE가 리뷰어로 붙었다. (왠지 모를 내적 친밀감)

둘이 한 2주동안 새벽 시간에 코멘트로 핑퐁하면서 다 고쳤고, 현재는 머지되어 release-notes 태그가 붙었다.

(... 16 commit, 43 conversation, +168 & -186 lines의 향연)

 

다른 곳에 공유했던 간단한 느낀 점.

 

내가 만지작하던 Valkey여서 그랬는지 재밌었다.

25년에는 이번처럼 유의미한 PR 2~3개를 더 올려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한 거는 많은데 쓰기 귀찮다. 여행 갔다온 거나 쓰련다.

 

여행

올해 여행을 많이 갔다 왔다. 혼자서, 형들이랑, 부모님이랑, 친구랑 등등 정말 다양한 멤버로 갔다.

웃픈 에피소드지만 올해 첫 여행을 갔던 4월에는 무려 만 2주 동안 장기휴가를 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번아웃 온 거 조금도 안 나아지면 다이렉트 퇴사간다."

문장으로 쓰고 나니 슬프기보다 좀 웃긴 거 같기도ㅋㅋㅋㅋㅋ 약간 MZ의 패기 같다

아무튼 괜찮아져서 다른 여행도 잘 다녀왔다.

4월 여행 : 그란 카나리아 - 포르투 - 마드리드
형들이랑 간 여름 제주도
부모님이랑 간 여름 삿포로
솬이랑 간 늦여름 오사카
일하러 갔던 초겨울 부산

 

마무리

숨겨 놓은 23년 회고를 보니 참 무거운 내용이 많더라.

올해도 무거운 내용이 가득 가득했지만 25년을 위해 남은 기간동안 비워내보려고 한다.

성장은 매년하고 있으니, 지금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25년도에는 건강을 훨씬 더 잘 챙기며 가면 될 거 같다.

재밌게, 잘 가보자고 25년!

 

(P.S. 벌써 이 블로그에서만 70번째 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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